Kenny G 사건......

이건 제 친구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는 제 인생 최고의 개그(개그인가?)로..... 걸핏하면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튀어나오는 얘기입니다. ㅡㅡ;;;


고등학교 때.
전 그때도 노량진의 한 수험학원에서(지금은 고시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죠. 아마도 영어 수업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수업 중간 쉬는 시간이 되자 전 노래가 듣고 싶어졌습니다.
그 당시 워크맨이 굉장한 유행을 타던 시절이라 저도 워크맨을 하나 가지고 있었죠. 가방에서 워크맨을 꺼낸 전 COOL의 노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영어 선생이 제 옆을 지나가다 제가 듣고 있던 이어폰 한쪽을 빼앗아 듣고는 이렇게 말했죠.

"영어 공부하려는 녀석이 팝송이나 듣지 국내 가요를 듣냐? 당장 팝송 테이프를 사서 들어!"

생각해보니 그럴듯 했습니다. 수능 영어에 듣기 평가가 있었고 전 듣기 평가에서도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터라(아니, 영어 전반적으로 점수가 낮았습죠~!) 그날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노량진의 한 레코드 점으로 달려갔습니다. 지금은 레코드 점이 하나 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그 당시(1998년도)에는 노량진에 5군데 정도 레코드 점이 있었죠. 그중 자주 가던 레코드 점으로 달려간 저는 팝송 코너로 가서 테이프를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팝송하곤 아예 담을 쌓고 산 제가 무슨 팝송을 알겠습니까? 아는 팝가수라곤 마이클 잭슨, 마돈나같은 마씨 남매밖에 없는데...... 마이클 잭슨의 테이프를 찾으려던 제 손에 잡힌 테이프가 하나 있었으니 그게 NOW였습니다.

곡목을 보니 아는 노래가 없더군요. 다 영어로 써있어서 누가누군지 몰랐습니다. 그래도 대충 보니 노래가 많을 거 같아서 이걸로 하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옆에 테이프 하나에 눈이 가더군요. 그게 문제의 Kenny G였습니다.

며칠전 TV 어느 프로그램에서 Kenny G 어쩌구 저쩌구라고 말하던게 어렴풋이 기억이 났던 전 '그래, 이거야!' 라고 하면서 바로 Kenny G를 샀죠. 그리고 테이프를 워크맨에 넣고 들어봤습니다. 근데...... 가사는 안나오고 색스폰 소리만 나오더군요. 그래서 전 '처음은 MR인가?'라고 생각하고 바로 다음 곡으로 넘겼는데...... 가사가 안나오더군요.

A면을 다 들을 때까지 가사가 나오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전 얼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물론 이 당시엔 핸드폰이 없었기 때문에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었죠.

친구: 왜?
SAGA: 야, 내가 영어 공부하려고 팝송 테이프를 샀는데 아무리 들어도 노래 가사가 안나와!
친구: 무슨 헛소리야? 팝송에 가사 없는 게 어딨어!
SAGA: 이거 불량품인가? 바꿔달라고 해야겠다.
친구: 잠깐! 이거 혹시나하고 물어보는 건데...... 너, 어떤 가수꺼 샀냐?
SAGA: Kenny G라고 써있는데.
친구: 그 인간은 색스폰 연주자잖아!

바로 다음날 학교에 가니 소문이 싹 퍼져있더군요. 빠른 놈들...... 덕분에 팝송을 통해 영어 공부하겠다는 생각은 깨끗이 접었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by SAGA | 2006/07/02 01:39 | SAGA의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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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06/07/17 18:53

제목 : 오늘의 명랑한 잡동사니
★파돌리기 송의 정체 (비버님 제공)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노래... ★.해안에서 젊은 남녀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라케링님 제공) 다른 나라에서라면 어떻게 될까요? ★화살을 손으로 잡을 수 있는가. (-뽀-님 제공) 마지막에서 두 번째 문장을 보고 납득. ★전설의 명검 (김갑환님 제공) .........유구무언 ★플랜더즈의 개(발)! (관계자님 제공) 조삼모사에 이은 2번째 르네상스. ★...라키시스......more

Commented by 카타나 at 2006/07/02 16:56
후후..아 웃으면 않되는건가요. 하지만 비웃거나 나쁜 의미에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웃음이 나오네요. 그러고보니 저도 오래전부터 찾던 가수 노래 구해서 진짜 좋아하고 틀었는데...가사가 않나오더군요. 나중에 보니 옆에 오리지널 카라오케 버젼이라고..-_-
Commented by SAGA at 2006/07/03 01:09
카타나//카타나 님도 저처럼 당하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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